줄거리
시한부 인생을 사는 억만장자 유 총재에게는 선협 소설에 심취해 자신이 시공을 초월한 수련자라고 믿는 망상장애 아들 유승망(刘承望)이 있다.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유 총재는 막대한 자본을 들여 '파망(破妄, 망상을 깨뜨리다)'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은 완벽하게 통제된 자연보호구역 내에 고대 사회를 재현하고, 그곳에서 아들이 자신의 믿음이 망상임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주인공 장림(庄霖)은 다른 세계에서 온 영혼으로, 우연한 계기로 이 '파망 계획'에 배우 겸 교사 역할로 참여하게 된다. 그는 모든 것이 정교하게 짜인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유승망을 현실로 이끄는 임무를 맡는다. 장림은 '은선곡(隐仙谷)'이라 불리는 이 인공 세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유승망의 치료 과정을 돕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장림과 계획 참여자들은 이 세계가 단순한 세트장이 아님을 깨닫기 시작한다. 존재하지 않아야 할 기이한 현상과 신비로운 힘이 나타나고, 가짜로 시작된 수련이 진짜 도(道)의 길로 이어지는 조짐을 보인다. 결국 장림은 가짜와 진짜가 뒤섞인 혼돈 속에서 이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선인의 길을 걷게 된다.
개요
《난가기연(烂柯棋缘)》으로 유명한 작가 진비사(真费事)의 선협 장르 소설이다. '현대 자본과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 수련 세계'라는 독특한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마치 영화 '트루먼 쇼'와 같이, 한 개인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진짜 신비와 연결된다는 흥미로운 전제를 가지고 있다.
소설은 초반에 현대 문명을 배경으로 한 심리 치료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점차 고전적인 선협의 요소들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가짜가 진짜가 된다(假作真时真亦假)'는 도가적 화두를 작품 전체에 녹여내며, 진정한 '선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체와 치밀한 설정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등장인물
장림 (庄霖)
이 소설의 주인공. 다른 세계에서 현대로 넘어온 영혼을 지닌 인물로, 뛰어난 적응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생계를 위해 '파망 계획'에 참여하여, 인공적으로 조성된 고대 마을 '은선곡'에서 교사 역할을 맡는다. 모든 것이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임하지만, 점차 이 세계에 깃든 진짜 신비를 감지하고 혼란과 기회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모색한다.
주요인물
유승망 (刘承望)
시한부 억만장자의 외아들. 심각한 망상장애 환자로, 자신이 시공을 초월하여 신선이 될 운명을 타고났다고 믿는다. 그의 치료를 위해 '파망 계획'이 시작되었으며, 이 계획의 중심인물이자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캐릭터다. 그는 장림을 비롯한 배우들이 만들어낸 가짜 고대 세계에서 자신의 믿음을 실현하고자 한다.
유 총재 (刘总)
유승망의 아버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억만장자로, 아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 부성애 넘치는 인물이다. 아들의 망상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심리학자, 전문가들과 함께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파망 계획'을 기획하고 총괄한다.
세계관
이야기는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시작하지만, 주요 무대는 '파망 계획'을 위해 만들어진 '은선곡(隐仙谷)'이라는 거대한 자연보호구역이다. 이곳은 외부와 철저히 격리되어 있으며, 고대 중국의 특정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건축물, 의복, 생활 방식 등 모든 것이 계획에 따라 통제된다.
하지만 이 인공 세계는 단순한 세트장에 그치지 않는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이 땅 자체가 특별한 기운을 품고 있으며, 사람들의 믿음과 행동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가짜가 진짜가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세계관은 현대 문명과 고전 선협이 기묘하게 융합된 형태로 확장되며, 진짜 도술과 요괴, 신선과 같은 존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주요 사건
정보 미상
평가 및 반응
《난가기연》으로 쌓은 작가의 명성 덕분에 연재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트루먼 쇼'와 선협을 결합한 참신한 설정은 많은 독자들에게 신선하다는 평을 받으며, 특히 기존 선협 장르의 클리셰에 질린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가 특유의 차분하고 담백한 서술 방식과 깊이 있는 세계관 묘사가 여전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 요소다. 다만, 초반 전개가 다소 느리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