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화학 전공생이자 클래식 음악 광팬이었던 주인공은 석탄 연기와 증기 기관의 굉음이 가득한 스팀펑크 세계의 '카로엔 반 닝'으로 빙의한다. 그는 이세계에서 음악 공부를 계속하며 꿈을 이루려 하지만, 이 세계는 겉모습과 달리 '은지(隐知, 숨겨진 지식)'와 '비사(秘史)'가 지배하는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곳이었다. 한 콘서트장에서 발생한 의문의 연쇄 사망 사건을 시작으로 카로엔은 세상의 진실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는 이 세계의 초자연적인 힘이 '유지자(有知者)'의 길과 '예술가'의 길로 나뉘어 있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특히 지구에는 존재하지만 이세계의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는 구스타프 말러와 같은 거장들의 음악을 재현함으로써, 그는 우주의 근원적인 법칙과 공명하고 강력한 신비학적 힘을 얻게 된다. 음악을 통해 세상의 추악한 껍데기를 벗겨내고 진정한 빛인 '휘광'을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연상시키는 스팀펑크 배경에 러브크래프트적 공포(크툴루 신화)와 영지주의(Gnosticism)적 요소를 가미한 판타지 소설이다. 특히 게임 '컬티스트 시뮬레이터(Cultist Simulator)'의 설정에서 영감을 받은 신비학 체계가 특징이다. '은지(隐知)', '이용(移涌)', '상위(相位)', '견증지주(见证之主)' 등 독특한 용어들이 세계관을 구성하며, 음악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우주의 진리에 도달하는 매개체로 묘사된다.
이 세계의 초자연적 힘은 '숨겨진 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지식을 얻을수록 강력해지지만 동시에 광기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음악적 영감은 곧 신비학적 통찰로 이어지며, 악기 연주와 지휘는 일종의 거대한 의식(Ritual)으로 작용한다.
산업 혁명기의 어두운 도시 분위기와 정체 모를 고대 존재들에 대한 공포가 공존한다. 대다수의 일반인은 세상의 진실을 모른 채 살아가지만, 주인공과 같은 '유지자'들은 현실 너머의 기괴한 존재들과 끊임없이 마주한다.
음악에 대한 묘사가 매우 탁월하여 해당 곡을 아는 독자들에게는 전율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반부의 진입 장벽이 다소 있으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치밀한 설정과 웅장한 서사가 빛을 발하며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크툴루 풍의 미스터리와 음악이라는 이질적인 소재를 완벽하게 융합했다는 점에서 장르적 혁신을 이루었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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